[어게인뉴스=김린아 기자] SK하이닉스가 최근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SK하이닉스가 촉발한 초대형 성과급 논란이 내부 갈등을 넘어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되서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만들어낸 '수억 원대 성과급'이 오히려 직군 간 균열을 키우는 역설적 상황이 된 셈이다.
이 회사 보상 체계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논란은 SK하이닉스가 초과이익분배금(PS) 구조를 개편하면서 본격화됐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고 상한선을 사실상 폐지하면서, 실적에 따라 1인당 수억원에서 많게는 10억원 이상까지 지급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같은 비율이 공정한가"…직군 간 정면 충돌
가장 큰 문제는 이 성과급이 직군 구분 없이 동일 비율로 지급된다는 점이다.
연구직을 중심으로는 "장기간 교육과 전문성을 요구받는 인력과 생산직이 동일한 기준으로 보상받는 것이 타당하냐"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 구조가 지속되면 고급 연구 인력이 이탈하고 산업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반면 생산직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현장 노동의 강도와 기여도를 무시한 주장"이라는 반박과 함께, 실제 생산성과 회사 실적을 지탱하는 역할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 나오고 있다.
이제 논쟁은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닌 '성과 배분 기준의 부재'라는 구조적 문제로 확장됐다.
◆삼성·현대차 등 타 대기업까지 확산…보상 체계 재설계 압박
이 같은 갈등은 다른 대기업으로 빠르게 번지는 분위기다. 삼성전자 노조는 성과급 재원 확대와 상한선 폐지를 요구하며 파업을 예고했고, 현대자동차 노조 역시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등 보상 기준을 둘러싼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사업부별 실적 격차가 큰 기업에서는 동일 기준 적용 자체가 또 다른 불만을 낳고 있다.
반도체 업계처럼 대규모 선제 투자가 필수적인 산업에서는 성과급 확대가 투자 여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사태는 노사 갈등을 넘어 '노노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 큰 파장을 예고한다. 같은 조직 내에서도 연구직과 생산직 사이에 이해관계가 충돌하면서, 보상의 기준과 철학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결국 핵심은 단순히 "얼마를 주느냐"가 아니라 "왜 그렇게 나누느냐"인 셈이다.
SK하이닉스에서 시작된 논쟁은 기업 보상 체계 전반의 기준을 재정의하라는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양상에 대해 한 노동계 전문가는 "성과급 보상에 대한 기본적인 욕구는 노동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보상을 받게된 과정도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관측했다.
오랜시간 전문 학과를 배우기 위해 대학교와 대학원을 나온 고학력 노동자와, 기술 하나를 전문적으로 배우기 위해 오랜시간 현장에서 땀흘린 노동자들. 이들이 느끼는 '상대적박탈감'과 '괴리감'을 구분짓는 잣대가 '돈'이라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