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뉴스=정부경 기자] 실노동시간을 줄이면서도 생산성과 일자리 창출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정부의 실험이 현장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추진 중인 '워라밸+4.5 프로젝트'가 참여 기업을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행 단계에 접어들면서, 노동시간 단축을 둘러싼 기대와 현실적 과제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월 10일 오후, '워라밸+4.5 프로젝트' 1호 참여기업인 재담미디어를 방문해 실노동시간 단축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기업 관계자들과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에는 프로젝트 참여 기업뿐 아니라 지역 사업주 단체와 전문가들도 참석해 노동시간 단축 과정에서의 애로사항과 정책 보완 필요성을 논의했다.
재담미디어는 핵심 인재 유출을 막고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실노동시간 단축을 선택했다. 이 회사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1시간 줄여 주 35시간(1일 7시간) 근무제를 도입하는 한편, 업무 자동화 플랫폼과 집중 근무시간 운영을 통해 생산성 저하를 최소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단순한 근무시간 축소가 아니라 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데 방점을 찍은 셈이다.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부담도 현실"…중소기업의 고민
현장에서는 노동시간 단축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행 과정의 부담을 토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지방에 소재한 영진어패럴과 DYE 관계자는 '워라밸+4.5 프로젝트'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인력 공백과 추가 채용에 따른 비용 부담이 현실적인 장애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생산 일정과 인력 구조상 근로시간 단축이 곧바로 경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의 재정·행정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요구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올해부터 '워라밸+4.5 프로젝트'를 신설해 장시간 근로 관행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20인 이상 우선지원 대상기업이 노사 합의로 임금 감소 없이 주 4.5일제 등 실노동시간 단축을 시행할 경우, 단축 대상 근로자 1인당 월 20만~60만 원을 지원하고 신규 채용 시에는 추가 지원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간담회에서 "과거 한국 경제를 성장시킨 장시간 노동과 강한 위계 문화가 앞으로도 같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믿는다면 큰 오산"이라며 "이제는 양적 투입이 아닌 질적 노동으로 전환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등 실노동시간 단축을 위한 제도 개선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정부는 노동시간을 줄이려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정책적·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워라밸+4.5 프로젝트'는 노동시간 단축을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닌 생산성 혁신과 일자리 창출 전략으로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도가 현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중소기업의 부담을 얼마나 실질적으로 덜어줄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