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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급여 '대수술' 예고…지출관리에서 '건강보장' 중심으로 전환

50년 제도 전면 재설계 착수…예방·돌봄까지 아우르는 통합 지원 확대
수급자 급증에 2828억 추경…재정 지속가능성 확보 '시험대'

[어게인뉴스=박주현 기자] 의료급여 제도가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단순한 의료비 지원을 넘어 예방과 관리, 돌봄까지 포함하는 '전주기 건강보장 체계'로의 변화가 추진되면서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급자 증가와 재정 부담이 동시에 커지는 상황에서, 이번 개편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정책적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4월 17일(금) 오전 10시 '2026년 제1차 중앙의료급여심의위원회'를 열고 ▲제4차 의료급여 기본계획(2027~2029년) 수립 방향 ▲재가의료급여-통합돌봄 연계 방안 ▲2026년 1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내용을 보고·검토했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의료급여 제도의 구조 자체를 '지출 관리' 중심에서 '건강 보장' 중심으로 전환하는 데 있다. 특히 2027년은 의료급여의 전신인 의료보호 제도 시행 50년이 되는 해로, 제도의 성과와 한계를 전면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예방·돌봄까지 확대…'전주기 지원 체계' 구축

 

정부는 의료급여 수급자의 건강 취약성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만성질환자 비중은 2014년 63.1%에서 2024년 84.4%로, 정신질환자 비중 역시 같은 기간 22.3%에서 35.2%로 증가했다. 단순 치료 중심의 지원으로는 대응이 어려운 구조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향후 의료급여는 질병 예방과 관리, 치료, 재활, 돌봄까지 아우르는 전주기 지원 체계로 개편된다. 특히 복지·주거·돌봄 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해 의료 외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의료 이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지출 구조 개선도 추진된다.

 

재가의료급여와 통합돌봄 연계 강화 역시 핵심 과제다. 재가의료급여는 장기 입원 환자가 병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로, 2019년 시범사업 이후 2024년 7월부터 전국 시행됐다. 2025년 12월 기준 누적 6,440명이 지원을 받았으며, 만족도는 88.0%, 재입원 의향 없음 비율은 95.3%로 나타났다.

 

다만 기존에는 퇴원 환자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지역사회 내 노쇠 수급자까지 포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13개 시군구를 중심으로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역 맞춤형 연계 모델을 마련해 빠르면 2026년 말부터 시범 적용 후 전국 확산에 나설 계획이다.

 

급증하는 수급자 수는 또 다른 변수다. 2026년 2월 기준 의료급여 수급자는 163만 9천 명으로, 당초 예산 기준인 160만 7천 명보다 3만 2천 명 초과했다. 이에 정부는 약 5만 명 증가를 반영해 2,828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 총 10조 2,112억 원으로 확대했다.

 

이는 2025년 8조 8,223억 원 대비 1조 177억 원(11.5%) 증가한 2026년 본예산 9조 8,400억 원에 더해진 규모로, 의료급여 재정의 빠른 팽창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제도 확대와 재정 관리가 동시에 요구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한다. 한 보건정책 전문가는 "의료급여가 단순 지원을 넘어 통합적 건강관리 체계로 가는 방향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수급자 증가 속도가 빠른 상황에서 재정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제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회보장 연구자는 "예방과 돌봄 강화는 장기적으로 의료비 절감 효과가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재정 투입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성과를 입증할 수 있는 정교한 관리 체계가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이스란 제1차관은 "의료급여는 지난 50년간 취약계층의 건강과 생명을 지켜온 최후의 보루"라며 "제도가 실질적인 삶의 개선으로 이어지고 재정적으로도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급여 제도가 '지출 통제'에서 '건강 보장'으로 중심축을 옮기려는 이번 시도가, 제도의 질적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