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뉴스=김혜경 기자] 정부가 임금체불 실태를 보다 정밀하게 파악하기 위해 통계 체계를 전면 개편한다. 단순 총액 중심 발표에서 벗어나 상대지표와 원인 분석을 강화하고, 매월 노동포털을 통해 상세 지표를 공개함으로써 체불 예방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고용노동부(장관 김영훈)는 올해 1월 임금체불 통계부터 매월 고용노동부 노동 포털에 다양한 체불 관련 지표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1월 임금체불 통계는 2026년 3월 초 노동포털에 게시될 예정이다.
그간 고용노동부는 전국 고용노동지방관서에 접수된 신고사건을 통해 확인한 '체불 총액'을 중심으로 통계를 집계해 왔으며, 매월 체불총액과 피해노동자 수 위주로 발표해왔다. 그러나 총액 중심 통계만으로는 노동시장 규모 변화에 따른 체불 심각성이나 변동 흐름을 명확히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정부는 △임금체불 세부 정보 제공을 통한 실태의 정확한 파악 △체불 원인 심층 분석을 통한 정책 대상 타게팅 △체불 예방 정책 효과 제고를 목표로 통계 체계를 개편하기로 했다.
◆체불률·만인율 신설…중복 3~5% 정비
우선 절대 금액 외에 '상대적 지표'를 신설한다. △임금체불률(임금총액 대비 체불임금 비율), △체불노동자 만인율(임금 노동자 1만명 당 체불 피해자 수) 등을 함께 발표해 노동시장 규모 대비 체불 수준을 가늠할 수 있도록 한다.
아울러 △체불사건 처리 결과(지도해결·사법처리), △체불 금품별(임금·퇴직금) 현황, △업종별·규모별·국적별·지역별 체불 세부 현황 등도 공개 대상에 포함된다.
공개 지표는 종전 3종(체불 총액, 청산액, 체불 피해노동자 수)에서 11종으로 확대된다. 개편 후에는 임금체불률, 체불노동자 만인율, 체불 총액, 체불 피해노동자 수, 체불 피해 해결액, 체불사건 처리 결과, 체불금품, 업종, 규모, 국적, 지역별 체불 현황 등이 포함된다.
체불 원인 분류도 세분화된다. 기존에는 일시적 경영악화, 도산·폐업, 사실관계 다툼, 법 해석 다툼, 감정다툼, 노동자 귀책 등으로 분류했으나, 앞으로는 경영상 사유(일시적 경기 영향, 대금 미지급, 저가 낙찰, 사업소득 미발생, 도산·폐업, 기타 등), 당사자 간 이견(사실관계 다툼, 법 해석 다툼), 기타 등으로 재구성한다. 체불 정보와 기업 소득 정보 등을 연계하고 연구용역을 실시해 원인을 심층 분석하며, 분석 결과는 연 1회 다음 연도 3월 이내 발표할 계획이다.
통계 산정 방식도 손질된다. 그간 체불 발생액에는 당해연도 조사 미완료 금액이 포함되고, 다음 연도에도 중복 반영되는 문제가 있었다. '20~'25년 총 체불액 중 중복금액은 약 300~1,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체불액의 3~5%에 달했다. 개편 이후에는 조사가 완료돼 체불액이 확정된 금액만을 기준으로 산정해 중복 집계를 방지한다. 다만 중복 집계를 제외해도 매년 체불 증감의 경향성은 동일하다는 설명이다.
'청산액' 용어도 '체불 피해 해결액'으로 정비한다. 사업주 대신 국가가 지급하는 대지급금이 포함된다는 점을 반영해 의미를 명확히 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신고사건 외 사업장 감독, 체불 피해 노동자 전수조사('25.12월~) 등을 통해 확인한 '숨어 있는 체불'도 별도로 집계해 반기별로 공개할 예정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재명 정부는 체불 발생 원인부터 제대로, 상세히 분석해 필요한 곳에 정확한 정책이 닿게 할 예정"이라며 "체불 사업장 전수조사, 임금 구분지급제, 체불 사업주 법정형 상향 등 법 개정을 추진해 체불 근절과 노동자 보호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총액 중심의 단순 집계에서 벗어나 원인·규모·구조를 함께 공개하는 이번 개편이 체불 예방 정책의 정밀도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