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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You, People

정부, 이순재 배우에 금관문화훈장 추서…"반세기 연기 인생 기린다"

"후배 양성·연기 교육의 선구자 역할도" 연극부터 드라마까지…한국 연기사의 살아있는 교본

[어게인뉴스=김혜경 기자] 정부가 고(故) 이순재 배우에게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다. 한국 문화예술계 최고 권위의 훈장으로, 한 인물이 국가 문화 발전에 남긴 공로를 기리는 상징적 결정이다.


이번 추서는 단순한 예우를 넘어, 한국 현대 연극·방송·영화사를 관통해온 이순재의 예술적 족적을 국가적으로 재평가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순재는 1950년대 연극무대에서 출발해 TV 드라마와 영화까지 활동 폭을 넓히며 한국 연기 역사의 한 축을 세웠다. 특히 초기 TV 드라마 시대를 연 원로 배우로 꼽히며, ‘전원일기’, ‘그대 그리고 나’, ‘거침없이 하이킥’ 등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에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데뷔 이후 60년 가까이 현역으로 활동한 그의 연기 인생은 한국 대중문화가 격변을 겪는 과정과 그대로 맞닿아 있다.

 

이순재는 강단 있는 아버지, 정감 어린 이웃, 때로는 따뜻한 스승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국민 배우’라는 호칭을 스스로 증명했다. 단순히 작품 수가 많은 것을 넘어, ‘장인 정신’이라는 단어가 어울릴 만큼 철저한 대본 연구와 현장 태도는 후배 배우들에게 교과서처럼 회자됐다.

 

이순재는 배우로서의 활동뿐 아니라 연기 교육에도 큰 흔적을 남겼다. 대학에서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수많은 후배 배우를 길러냈고, 한국 연기론의 체계를 잡는 데 기여했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연기는 기술이 아니라 정신”이라고 강조해왔으며, 현장에서 신인이건 중견이건 누구에게나 조언을 아끼지 않는 선배로도 유명했다.

 

◆정부 "한국 문화예술 발전에 남긴 업적 공인"... 한국 배우의 표본 남기고 떠난 거인

 

정부는 이번 금관문화훈장 추서 이유에 대해 “오랜 세월 연기자로서 대중문화 발전에 이바지하고, 국민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준 공로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관문화훈장은 문화훈장 중 최고 등급으로,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높은 예우를 상징한다.

 

문화계에서도 이번 결정에 대해 “당연하고도 늦지 않은 평가”라는 반응이 나온다. 한 방송계 관계자는 “한국 드라마의 역사에는 늘 이순재가 있었다. 그의 연기 인생을 한마디로 요약하기 어렵다”며 “공식적인 추서는 한국 문화계 전체가 함께 드리는 경의”라고 말했다.

 

이순재의 연기 여정은 단순히 한 배우의 삶을 넘어 한국 대중문화 발전의 역사적 과정과도 겹친다. 1960~70년대 TV 보급기 초기부터 인터넷·OTT 시대까지 모든 시대를 원로 배우의 위치에서 증언해왔다.

 

이번 금관문화훈장은 그의 발자취를 공식적으로 기록하는 상징적 조치이며, 그가 남긴 연기 철학은 후대 배우들에게 오랫동안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