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뉴스=정부경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플라스틱 제조업체의 장기 비경쟁 조항 설정 행위를 거래상지위 남용으로 판단하고 제재에 나섰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임가공업체의 거래 선택권을 7년간 제한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4,400만원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KEP)가 2019년 9월 2일부터 2026년 8월 29일까지 총 7년간 경쟁업체에 임가공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한 계약 조건을 설정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행위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45조 제1항 제6호가 금지하는 거래상지위 남용(불공정거래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이다.
문제가 된 제품은 폴리아세탈 합성수지(POM·Polyoxymethylene)다. POM은 내화학성과 내마모성이 뛰어난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자동차·전기전자 부품 등에 널리 사용된다. 해당 시장에서 제조사는 원재료를 생산한 뒤 외부 임가공업체에 가공을 맡기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계약 종료 후 3년까지 '경쟁 금지'…기대매출 32억원 손실 추산
KEP는 2019년 9월 기존 거래 임가공업체와 계약 연장 합의서를 체결하면서, 계약기간 중은 물론 계약 종료 이후 3년 동안 자사 경쟁사와 POM 임가공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도록 하는 비경쟁 조항을 설정했다.
경쟁업체의 범위에는 코오롱플라스틱, LG화학, BASF, DuPont 등 주요 국내외 업체와 그 자회사, 중국 내 영향력 있는 POM 관련 기업까지 폭넓게 포함됐다. 사실상 대부분의 경쟁사와의 거래를 차단한 셈이다.
이로 인해 해당 임가공업체는 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3년간 다른 업체와 POM 임가공 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고, 기대매출 손실은 약 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공정위는 이를 "거래상대방에게 현저히 불리한 조건을 설정한 행위"로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경쟁업체와의 거래를 장기간 봉쇄하는 행위를 제재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약 종료 이후까지 포괄적으로 경쟁을 금지한 점은 시장 경쟁을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고 봤다.
공정위는 "앞으로도 우월적 지위를 남용해 거래상대방의 사업 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