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뉴스=정부경 기자] 국내 소상공인 규모가 613만개를 넘어선 가운데, 디지털 기술과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소상공인이 빠르게 늘어나며 골목상권의 경영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어 주목된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13일 발표한 '2024년 기준 소상공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소상공인 기업체 수는 613만4000개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596만1000개보다 증가한 수치다. 종사자 수도 961만명으로 전년 955만1000명보다 늘어났다. 다만 기업체당 평균 종사자 수는 1.57명으로 전년 1.60명보다 소폭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제조업과 건설업,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등 소상공인 비중이 높은 11개 산업 약 4만개 사업체를 대상으로 진행된 국가 통계다. 현장 조사와 인터넷 조사 등 비대면 방식을 병행해 창업과 경영, 사업 환경 등 36개 항목을 분석했다.
업종별 기업체 분포를 보면 도·소매업이 210만개로 전체의 34.2%를 차지하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부동산업 86만2000개(14.0%), 숙박·음식점업 79만6000개(13.0%) 순으로 조사됐다. 종사자 규모 역시 도·소매업이 303만9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숙박·음식점업 142만3000명, 제조업 126만3000명, 건설업 107만7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는 소상공인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소상공인 가운데 디지털·스마트 기술을 활용하는 비율은 27.2%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9.2%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불과 1년 사이에 골목상권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크게 빨라진 셈이다.
◆온라인 판매부터 AI 기반 경영까지…골목상권의 변화 눈길
소상공인들이 도입한 디지털 기술은 주로 온라인 유통과 매장 운영 관리 분야에 집중됐다. 온라인 판매 채널을 활용한다는 응답이 49.0%로 가장 많았고, 매장관리 시스템 활용이 34.4%로 뒤를 이었다. 이어 경영관리 소프트웨어 19.6%, 스마트 주문·결제 시스템 15.2%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한 온라인 판매 확대를 넘어 데이터 기반 경영 방식이 골목상권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매장 관리 프로그램이나 주문·결제 시스템이 도입되면서 매출 분석, 고객 관리, 재고 관리 등이 자동화되고 있으며 일부 사업장에서는 AI 기반 판매 분석과 마케팅 활용 사례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창업 환경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2024년 기준 평균 창업비용은 8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8900만원보다 600만원 줄어든 수준이다. 창업자가 직접 부담한 비용 역시 5900만원으로 전년보다 감소했다. 디지털 플랫폼과 온라인 판매 환경이 확산되면서 초기 투자 부담이 일부 완화된 것으로 해석된다.
창업 동기에서는 '자신만의 사업을 직접 운영하고 싶어서'라는 응답이 65.7%로 가장 높았다. 이어 '수입이 더 많을 것 같아서'가 18.1%, '임금 근로자로 취업이 어려워서'가 15.8%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상공인의 경영 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경영 애로사항으로는 경쟁 심화가 61.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원재료비 상승이 49.6%로 뒤를 이었고 상권 쇠퇴 33.5%, 보증금 및 월세 부담 28.6%, 최저임금 부담 17.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번 조사부터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매출과 영업비용 등 재무 항목을 설문조사에서 제외하고 행정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통계 체계를 개선했다. 국세청 자료와 금융권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정밀한 소상공인 실태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은 "앞으로 국세청 자료를 활용해 보다 정확한 재무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민간 데이터 기업과 협력해 골목상권과 전통시장 정책 효과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데이터 기반 행정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향후 소상공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정책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원 정책의 효과를 정밀하게 점검하는 등 AI와 데이터 기반 정책 체계를 확대할 방침이다. 골목상권에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경영 방식이 새로운 경쟁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