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뉴스=박주현 기자] 아파트 하자 문제로 인한 입주민 불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건설사별 '하자 성적표'를 공개하며 소비자 보호 강화에 나섰다. 단순 통계 공개를 넘어, 하자 보수 이행 여부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체계도 도입되면서 주택 품질 관리에 대한 시장 압박이 커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2026년 상반기 공동주택 하자 판정 결과를 공개하고, 하자 건수가 많은 상위 건설사 현황과 함께 최근 5년간 하자 분쟁 처리 실적을 발표했다.
이번 공개는 2023년 9월 첫 발표 이후 여섯 번째로, 건설사 품질 관리에 대한 '정기 점검'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5년간 하자 1만 건 넘어…"10건 중 7건은 실제 하자"
자료에 따르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5년(2021~2025년) 동안 연평균 약 4,600건의 하자 관련 분쟁을 처리했다. 2025년 한 해에만 4,761건이 처리되며 증가세를 이어갔다.
특히 2021년부터 2026년 2월까지 접수된 하자심사 10,911건 가운데 68.3%(7,448건)가 실제 하자로 판정됐다. 사실상 10건 중 7건이 '문제 있는 시공'으로 인정된 셈이다.

하자 유형도 다양했다. 기능 불량이 18%로 가장 많았고, 들뜸·탈락(15.1%), 균열(11.1%), 결로(9.9%), 누수(7.6%), 오염 및 변색(6.8%)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 마감 문제를 넘어 구조적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반복 공개 효과?…대형 건설사 하자 감소
최근 6개월(2025년 9월~2026년 2월) 기준 하자 판정 건수가 많은 건설사는 순영종합건설(249건), 신동아건설(120건), 빌텍종합건설(66건), 라인(56건), 에스지건설(55건) 순으로 집계됐다.
5년 누적 기준으로는 순영종합건설(383건), 대명종합건설(318건), 에스엠상선(311건), 제일건설(299건), 대우건설(293건)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다만 주목할 점은 변화다. 2024년 10월(3차 발표) 이후 전체 하자 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대형 건설사의 하자 건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반복적인 명단 공개가 품질 관리 강화와 신속한 하자 보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하자 판정 비율 기준에서도 일부 중소 건설사의 비율이 높게 나타나면서, 공급 규모 대비 품질 관리 수준 차이가 드러났다.
◆"하자 보수도 투명하게"…SMS 알림까지 도입
정부는 단순 공개를 넘어 입주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앞으로 하자 판정 이후 사업주체가 보수 결과를 등록하면, 신청인에게 문자(SMS)로 즉시 통보된다.
또한 입주자는 '하자관리정보시스템'을 통해 보수 이행 결과를 온라인과 모바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보수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웠던 불편이 개선될 전망이다.
더 나아가 2026년 하반기부터는 하자 판정 상위 건설사 명단을 별도 누리집에 상시 공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해 정보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하자 정보 공개가 반복되면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브랜드 신뢰도와 직결되는 리스크가 커졌다"며 "결국 품질 경쟁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명단 공개는 단순한 제재가 아니라 품질 개선을 유도하는 정책 수단"이라며 "앞으로도 제도 개선을 통해 입주자의 권익 보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내 집'의 품질을 둘러싼 정보 비대칭이 점차 해소되는 가운데, 이번 조치가 실제 주거 만족도 개선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